7월 24일 오늘 개봉하는 영화 '나랏말싸미'는 스님 '신미'와 세종대왕이 주역이 된 한글 창제에 대한 내용의 영화입니다. 고 전미선의 유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최근에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왜곡된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극 영화가 스토리의 재미를 위해 각색했다는 점을 밝힌다는 전제하에서 왜곡된 역사를 영화로 만드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나랏말싸미의 역사 왜곡은 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선 영화 나랏말싸미에 담긴 역사 왜곡은 무엇이고 왜 많은 사람들이 이를 비판하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나랏말싸미' 줄거리 (출처: 네이버 영화)
“이깟 문자, 주상 죽고 나면 시체와 함께 묻어버리면 그만이지”
문자와 지식을 권력으로 독점했던 시대
모든 신하들의 반대에 무릅쓰고,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세종의 마지막 8년.
나라의 가장 고귀한 임금 ‘세종’과 가장 천한 신분 스님 ‘신미’가 만나
백성을 위해 뜻을 모아 나라의 글자를 만들기 시작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
1443, 불굴의 신념으로 한글을 만들었으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랏말싸미에 담긴 역사 왜곡
흔히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한글을 창제한 사람은 세종대왕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세종이 직접 한글을 만들었음이 적혀있습니다. 신숙주의 문집에도 세종이 직접 28자를 만들었다고 언급되었으며 그 외 많은 문헌에 한글은 세종이 직접 만들었다는 언급이 증거로 남아있습니다. 세종 이외의 다른 학자들은 오히려 한글 창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종이 한글을 창제할 때 제 3자의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한글이 세종대왕 한 사람이 아닌 신미 스님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미 스님이 한글 창제에 관여했다는 설은 정설이 아니며 극히 소수설에 불과합니다. 나랏말싸미의 시사회를 감상한 사람들의 평에 따르면, 이 영화는 '한글을 세종과 신미가 같이 만들었다'라는 내용을 넘어 신미 스님이 한글 창제의 거의 모든 부분을 담당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나랏말싸미 감독의 발언
물론 신미 스님이 한글 창제에 관여했다는 것도 하나의 '설'이기는 하며, 이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다고해서 특별히 비난받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나랏말싸미는 영화 시작에 이 영화는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자막도 들어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감독의 발언이었습니다.
"영화 시작할 때에도 봤다시피,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자막을 넣었다. 나로서는 넣고 싶지 않은 자막일 수도 있으나, '그 누구도 역사에 대한 평가나 판단 앞에서는 겸허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관점에서 그런 자막을 넣은 것 같다"
감독의 이러한 발언은 소수설에 불과한 신미의 한글 창제 개입설을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믿게 만들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되었습니다. 사극 영화에 다소 역사왜곡이 들어가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감독이 이렇게 직접 이 내용이 여러가지 설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자막을 넣기 싫었다고 말할 정도로, 영화의 내용이 왜곡된 역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세종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존경한다고 말할 정도로 유명한 위인이며 한글 창제는 세종의 업적중 가장 유명한 업적인데 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여 왜곡된 역사가 진실인 것처럼 퍼트리자 많은 사람들이 이에 분노했습니다.
역사강사 이다지의 '나랏말싸미' 홍보영상
나랏말싸미의 역사 왜곡이 화제가 되는 한 편, 이 영화의 왜곡된 역사에 대해 강의하는 컨셉으로 유명한 역사 인터넷강의 강사인 이다지가 홍보영상을 찍은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다지는 수험생이라면 모두 알만한 인터넷 강의 스타 강사이며 여러 방송에 나오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이다지가 '나랏말싸미'의 왜곡된 역사에 대해 강의하는 홍보영상을 찍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왜곡된 역사를 진실이라고 믿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영상의 대부분의 내용은 추측과 근거없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기 어렵습니다. 영상의 내용이 한글 창제의 다양한 설이 있다는 정도로 영화 내용을 소개한다면 모르겠지만, 이 영상은 신미가 한글 창제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 마치 진실인 양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다지는 단순히 영화의 홍보영상을 찍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영향력있는 역사 강사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면 왜곡된 역사를 진실처럼 홍보하는 영상을 찍는 것은 거절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이렇든 저렇든 나랏말싸미는 오늘 개봉합니다. 시사회의 평도 나름 좋은 편이라고합니다. 영화의 내용 자체는 재밌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왜곡된 역사를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싶어하는 감독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시사회에 참석한 몇몇 사람은 영화속에 왜곡된 역사를 꼬집으며, 영화는 재밌었지만 내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영화이기 때문에 왜곡된 역사를 담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왜곡된 역사가 영화화 됐을 때, 제작진은 이 영화에 역사가 왜곡된 내용이 담겨있음을 확실히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랏말싸미 감독은 오히려 영화가 소수설을 다루고있다는 자막을 달기 싫었다는 발언을 하고, 인터넷강의 강사까지 섭외하여 영화의 내용이 진실된 역사라고 믿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감독과 제작진의 태도는 옳지않은 행동이며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만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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