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제 슬슬 취업을 생각할 때라 여기저기 인턴 공고들을 찾아보기 시작하다가 저는 BGF리테일 하계 채용연계형 인턴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BGF리테일은 우리가 평소에 많이 방문하는 편의점 CU로 대표되는 기업이에요. 제가 지원한 직무는 SC직무입니다. SC는 Store consultant의 약자인데, 여러 편의점을 관리하면서 점주분들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그런 직무인 것 같네요. BGF리테일이 나름 건실한 중견기업이기도 하고 제 전공하고도 직무가 잘 맞는것 같아 지원했으나... 



네.. 똑 떨어지고 말았네요... (좌절)


서류전형까지는 통과했는데 AI면접 과정에서 너무 생소한 나머지 실수를 연발하고 이리저리 횡설수설하다가 빼도박도 못하는 탈락을 해버렸습니다. 제가 면접을 준비하던 당시에는 BGF리테일의 AI면접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에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냥 단순히 인성검사를 하고 몇 가지 질문을 하는 수준인줄 알았는데 완전 당해버렸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혹시 BGF리테일이 지원을 하게 된다면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해, 혹시 이 글을 읽고 있으신 분이 BGF리테일 입사를 준비하신다면 잘 알고가라고 한번 AI면접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1. AI면접은 무엇인가?

사진에 나타난 전형과정에서는 이름이 '인적성검사'라고 나타나있지만 사실은 컴퓨터로 보는 예비 면접이라고 봐야 맞는 것 같습니다. 컴퓨터를 통해서 여러가지 질문에 답하고, 체크리스트를 체크하고, 게임까지 하면서 응시자의 역량을 검사합니다. 컴퓨터에 웹캠이랑 마이크가 필수고요 마우스도 노트북 터치패드는 절대 쓰시면 안됩니다. 왜 면접 시작하기 전에 마우스가 중요하다고 했는지 몰랐는데 게임 단계에 가보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터치패드를 사용한다면 조작이 어려워서 망할 것 같습니다.



2. AI면접 단계

먼저 서류전형에 통과하면 BGF리테일에서 어떤 코드를 줍니다. 이 코드를 BGF리테일 AI면접 페이지에 접속해서 입력해야 하는데요, 이 면접 페이지는 크롬 브라우저로만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AI면접의 단계는 기본적인 자기소개와 질문 -> 체크리스트 인성검사 -> 상황면접 -> 게임 정도였던것 같아요. AI면접을 진행한지 좀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안나지만 이 정도 순서였던 것 같습니다.



3. 기본적인 자기소개, 질문

AI면접에서 특정 질문을 듣고 마이크로 대답을 녹음하는 과정이 몇 번 나오는데요 이 과정마다 항상 웹캠에 응시자의 모습이 녹화됩니다. 제가 알기론 어떤 회사의 AI면접은 응시자의 표정이나 자세같은 것도 분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BGF리테일의 AI면접은 어떤 방식인진 모르겠지만 대답하는 동안은 자세 바르게하시고 표정도 평온하게 유지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첫번째 단계에서는 자기소개를 녹음하고, 팀플레이에서 어떤 역량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이런 기본적인 질문들을 했어요. 생각할 시간을 60초 정도 주고 녹음하는 시간은 90초 정도 됐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면접한다고 하면 떠올리는 그런 흔한 질문들이었어요. BGF리테일 입사 준비를 하신다면 이 정도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실 것 같네요.



4.체크리스트 인성검사

보통 우리가 심리테스트를 한다거나 할 때 쓰는 체크리스트 검사가 나오는데요 별 다를 것은 없고 솔직하게 응답하시면될 것 같습니다. 너무 일부러 꾸며서 작성하면 일관성체크에서 걸리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자기 성격 그대로 응답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5. 상황 면접

여기서 약간 당황했는데 처음에 자기소개를 했을 때처럼 또 웹캠이 켜집니다. 그리고 몇 가지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고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를 물어봅니다. 제가 받은 질문은 두 가지 였는데요 내용이 뭔가 애매해서 정말 고민 많이 했던것 같아요. 생각할 시간을 60초였나? 그 정도 주긴하는데 60초안에 생각해서 말하기가 좀 빠듯했어요

제가 받은 질문은 "친구랑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친구가 메뉴를 마음대로 고르라고 해놓고 내가 고른 메뉴마다 다 싫다고 한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거랑 "당신이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데 동료가 당신을 뒷담화하는 것을 들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였어요. 정말 황당하지 않나요? 저는 이 상황이면 그냥 욕이 나올 것 같은데 그래도 열심히 대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6. 게임

저에게 제일 난관이었던 단계입니다. 게임이 총 6개가 있었는데 어떤 게임을 먼저 할지는 자유였고 그냥 6개의 게임을 완료하면 되는거였어요. 지금은 한가지 게임이 기억안나는데 제가 기억나는 게임은 원탑쌓기, 색깔맞추기, 풍선불기, 저울재기, 기억력 테스트입니다.


원탑쌓기는 하노이의 탑 문제였는데요, 원판이 랜덤하게 꽂혀있고 제한된 움직임 횟수 안에 주어진 모양대로 탑을 다시 쌓는 문제였어요. 이런 문제야 평소에 워낙 많이 봐서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제한시간이 있다보니까 계속 급하게 탑을 움직여서 실수를 엄청많이 했습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단계였어요.

색깔 맞추기는 단어와 그 단어의 색을 구별하는 문제였어요. 예를 들면

빨강 초록

이런식으로 두개의 단어가 나옵니다. 여기서 왼쪽에서는 단어의 뜻을 보고, 오른쪽에서는 색깔을 보셔야해요. 그러니까 왼쪽 단어가 '빨강'이니까 오른쪽 단어의 '색깔'이 '빨강'인지 확인하는 게임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게임이시죠? 저는 옛날에 닌텐도DS로 두뇌 트레이닝 게임을 많이 했던지라 이 게임은 수월하게 진행했습니다. 아마 게임중에서 제일 잘했던 게임이 아니었나 싶네요


풍선불기는 정말 특이한 게임이었는데요. 목표는 풍선을 불어서 팔아서 돈을 버는 것입니다. 화면에 풍선이 있고 클릭하면 풍선을 불 수가 있는데 풍선을 크게 불면 불수록 가격이 높아져요. 그러니까 풍선을 불어서 가격을 높인 뒤 그 풍선을 파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풍선은 64번까지 불 수 있는데 문제는 불 때마다 풍선이 터질 확률이 있어요. 3번 불어도 터질 수가 있고 10번 불다가도 터질 수 있고... 풍선이 터지면 팔지 못하기 때문에 그대로 손해보는거죠. 불 수 있는 풍선의 갯수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 게임이 무슨 의미인가 생각해보면 얼마나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을 가졌는지 테스트해보는 게임인 것 같아요. 저는 64번까지 불 수 있다길래 그래도 30번은 불어야 되는거 아닌가 싶어서 계속 풍선 터트리다가 나중엔 5번 클릭하고 풍선팔고 이랬네요... 풍선이 생각보다 엄청 쉽게 터지더라구요 3번만 클릭해도 터지고 그래서...


저울재기는 여러가지 공이 있는데 저울을 사용해서 공들을 무거운 순서대로 배열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울을 사용하는 권장 횟수가 화면에 표시되지만 저울을 쓰는데 제한은 없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간과했다가 큰 코 다친점이 내가 어떤 공들을 저울을 사용해서 측정했었는지 무지하게 헷갈린다는 겁니다. 공에 이름이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그림으로만 구분해야합니다. 농구공, 야구공, 노란줄무늬공, 점박이공.... 저울에 공을 올려놓을때마다 공이 놓인 순서도 바뀝니다. 그래서 순서로도 외울 수가 없어요. 진짜 이걸 신경쓰느라고 머리가 빠개지는줄 알았던 게임이었습니다.


기억력 테스트는 진짜 모든 게임중에서 최고 난이도 였습니다. 저는 게임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서 거의 통으로 날린 것 같은데요, BGF리테일 준비하시는 분은 게임 방법쯤은 알고 AI면접을 하셔야 당황하지 않을 것 같아요. 기억력 테스트 게임은 계속 도형을 보여주면서 화면에 표시되는 도형과 n번째 전에 표시된 도형이 같은지 맞추는 문제입니다. 이 게임이 어려운 첫번째 이유는, 도형을 보여주는 것이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3번째 전에 도형과 지금 도형이 같은지 맞추는게 문제라면, 3번째 도형이 나오고나서 게임이 끝나는게 아니라 그 뒤로도 계속 도형이 나옵니다. 그 말인 즉슨 도형이 같은지 다른지 맞추면서도 그 도형을 기억해놔야한다는 것입니다...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저로서는 진짜 최악의 게임이었어요. 어려운 이유 두번째는 제한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체감상 3초? 만에 도형이 같은지 다른지 맞춰야했습니다. 진짜 이게 가능한지 의문이 드는 게임이었습니다. 



AI면접 말로만 들어봤지 실제로 면접을 해보니까 정말 만만치가 않은 면접이었습니다. 집에서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면접이지만 웹캠이 저를 계속 찍고있는 탓에 옷도 갖춰 입어야하고 자세랑 표정도 계속 신경쓰다보니 차라리 직접 면접관이랑 대면하는 면접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래도 요즘은 AI기술이 대세니까 직접 대면하는 면접을 보기전에  AI면접을 보는 기업이 점점 늘어날 것 같습니다. BGF리테일에 지원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AI면접이 뭔지 기본적으로 알고는 계셔야 앞으로 취업에 유리할 것 같네요. 이만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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