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질환을 몰랐다. 처음 발병은 2015년이었던 것 같다. 그때쯤 귀 뒤가 너무 가려워서 자꾸만 긁는 습관이 생겼다. 그때는 내가 재수를 준비하고 있을 시절이라 그게 스트레스 때문인줄 알았다. 그런데 점점 귀 뒤가 딱딱해지더니 각질로 껍질이 생겼고 가려움증이 온 몸으로 퍼졌다. 제일 짜증났던건 비듬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머리를 살짝 만지기만 해도 껍질같은 비듬이 후두둑 떨어졌다. 게다가 더워지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이 오면 두피가 갑자기 확 가려워져서 긁지않으면 못참을 순간이 자주 왔다. 검은 옷은 정말 입지도 못했다.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것을 인식한 것은 얼마 되지않았다. 2017년이나 되어서야 인터넷을 통해서 그 증상들이 지루성 피부염이라는 것을 알았고 2017년 겨울방학에 피부과에 다니면서 치료를 시도했으나 본인의 귀찮음에 따라 딱 1주일치 약만 먹고 그만뒀다. 스테로이드 약을 먹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니 가려움증은 나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듬이랑 각질은 여전했다. 확실히 지루성 피부염, 두피염의 가장 큰 고통은 비듬과 각질인 것 같다. 사람을 더러운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고 현재 2018년 10월  17일 다시 치료를 시작하여 거의 한달이 지난 지금은 피부에 각질은 어느정도 남아 있지만 제일 고민이었던 두피 문제를 거의 완벽하게 해결했다. 그리고 가려움증은 현격이 줄어든 상태이다. 지루성 피부염 두피염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어떻게 지루성 피부염을 치료했었는지 적어보려 한다.


1. 피부과에 간다


나는 지루성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선 피부과에 먼저 가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테로이드 약은 일시적인 효과라고 생각하고 약을 불신한다. 그리고 두피에 좋다는 샴푸, 피부 진정시켜준다는 크림을 막 사들인다. 나도 그랬다. 무실리콘에 무설페이트라는 샴푸도 많이 써봤고 크림에 진정이나 피부장벽같은 단어만 써있으면 눈이 돌아가서 바로 사버렸다. 하지만 지루성 피부염은 낫지않았다. 피부의 각질은 너무나 두꺼워서 크림이 침투할줄을 몰랐으며 두피는 아무리 순한 샴푸로 감아봐야 비듬이 우수수 떨어졌다.

하지만 피부과에서 두피에 바르는 약과 먹는약, 연고를 처방받아 써보면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첫번째로는 가려움증이 사라진다. 2017년 딱 일주일 약을 썼을때도 느낀거지만 가려움증이 제일 먼저 사라지는 것 같다. 지루성 피부염을 가진 사람은 알겠지만 가려움증 때문에 피부나 두피를 긁으면 각질이 떨어지고 매우 더러워진다. 그런데 가려움증이 사라지고 나니 긁을일이 없어 각질은 여전히 많았지만 그래도 덜 더러워 졌다. (그래서 나는 그때 치료가 된 줄 알고 치료를 멈췄던 것이다...)

두번째로는 비듬이 사라진다. 스테로이드가 들어간 두피에 바르는 약으로 울긋불긋한 부분을 다스리고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샴푸로 매일 머리를 감으니 지금은 비듬이 거의 나오지않는 두피가 되었다. 나오더라도 매우 가루진 비듬만 나온다. 지루성 두피염의 그 껍질같은 비듬이 아니라 이 부분 때문에 이번 치료는 너무 만족스럽다. 샴푸가 정말 직접적인 효과를 불러온 것 같은데 샴푸에 대해서는 자세히 후술하도록 하겠다.


2. 내가 먹고, 바른 약


피부과 치료를 받는 첫 날, 나는 피부과에 가서 지루성 두피염 진단을 받은 뒤 먹는 약, 두피에 바르는 약, 연고를 처방받았다. 먹는 약 같은 경우는 제품명이 적혀있지않아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항염제, 항히스타민제 이런 종류였던 것 같다. 먹는 약도 효과가 나름 검증되었기 때문에 약으로 있는 것이겠지만 나한테는 별로 효과가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보조적인 역할 같았다.



내가 처방받은 연고는 티티베 크림이다. 의사가 얼굴에 하루에 두번씩 바르라고 처방해줬다. 이름이 크림이길래 그냥 얼굴에 바르는 크림처럼 바르면 되나 싶었는데 제형은 연고다. 엄청 꾸덕하지는 않지만 펴바르면 일반 크림보다는 뻑뻑하고 하얀 자국이 피부에 좀 남는다. 나 같은 경우는 피부에 먼저 다른 크림을 발라서 피부를 미끈미끈하게 만들고 이 연고를 발라서 좀더 펴바르기 쉽도록 했다. 나는 얼굴에는 코 주위, 귀 뒤, 목부분이 각질이 너무 심해서 그 부분을 위주로 발랐고 얼굴 나머지 부분에는 얇게 발랐다. 이 크림은 발라도 별로 가려움증이나 화끈거림같은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효과도 조금 느렸다. 하지만 꾸준히 발라준 결과 확실히 지금은 귀 뒤에 껍질같은 각질이 많이 없어졌고 코 주변도 양호해졌다. 




두피에 바르는 약으로는 베타베이트 액 30ml를 처방받았다 (사진상 작은 사이즈의 통) 이 약도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두번 두피에 바르는 약이다. 포인트는 '두피'에 바르는 것이다. 빗으로 머리를 잘 헤치고 사이사이 마다 뾰족한 주둥이로 잘 발라줘야한다. 뒷통수는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하자. 이 약은 안에 알코올이 들어있는지 알콜 냄새도 나고 바르고 나면 두피가 정말 싸한 기분이 든다. 약간 술을 들이부은것처럼 얼얼한 느낌이 된다. 두피에 정말 가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것을 바르고 나면 알콜때문인지 소독되는 느낌도 든다. 이 약을 잘 바르면 정말 두피에 빨간 부분이나 가렵고 부어오른 부분이 사라진다. 베타베이트는 개인적으로 검색해본 결과 제일 센 스테로이드 약중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효과도 매우 직접적이었다. 하지만 센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쓰면 안되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길 바란다. 나같은 경우는 3주정도 사용했고 1주일마다 1통씩 3통을 사용했다.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것 중에 가장 드라마틱한 효과를 본 것이 바로 징크피리치온 샴푸이다. 나는 아치온이라는 200ml정도되는 샴푸(사진은 샴푸는 아닌듯) 를 2주차에 처방받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 샴푸는 거품나는 것이나 세정력이나 일반샴푸랑 똑같았다. 약용 샴푸는 잘 안씻기거나 그러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괜찮았다. 샴푸로써 느낌은 다르다. 손에 샴푸를 덜때 샴푸액이 매우 걸쭉하고 조금 찐득찐득한 느낌이다. 샴푸라기보단 크림을 짜는 느낌이다. 하지만 머리를 감으면 그냥 샴푸같이 거품도 나고 머릿기름도 잘씻긴다. 이것과 위의 베타베이트액을 함께 사용하니 두피의 비듬이 확연히 줄었다. 껍질같은 비듬은 가루 비듬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긁지않으면 비듬도 생기지 않을 정도이다. 지루성 두피염을 앓고 비듬이 너무나도 싫은 사람은 병원에서 이 샴푸를 처방받아 써보기를 바란다. 니조랄 같은 샴푸와 달리 내성도 없고 부작용도 적다고 한다. 징크 피리치온은 약국에서 파는 샴푸말고도 들어있는 일반 샴푸가 많지만 약국에서 파는 샴푸만이 징크피리치온을 더 높은 농도로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처방받아서 사용해보기를 권장한다. 

이렇게 세가지 종류의 약을 3주간 사용하니 두피 비듬이 사라지고 가려움증이 많이 개선되었다. 피부과에선 지루성 피부염, 두피염을 일단은 치료했으니 여드름 치료까지 해보자고 했다. 나는 좁쌀 여드름이 조금 많은 편인데 지루성 피부염이 워낙 고통스러워서 별로 그것까지 치료할 생각은 못했지만 그래도 이 기회에 치료해보자고 생각했다.


로아큐탄은 지루성 피부염을 치료하던 2주차에 1주일치를 처방받아보았다. 로아큐탄은 여드름 치료약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지루성 피부염 치료가 끝나기 전에 1주일정도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 의사가 처방해본 것 같다. 앞의 약들은 보험처리가 되는 약들이었는데 로아큐탄은 여드름 치료가 목적이어서 그런지 보험처리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3주일째 로아큐탄을 하루에 한알씩 먹고 있는데 생각보다 아직 아무 느낌이 없다. 로아큐탄을 먹으면 피부가 매우 건조해지고 입술이 쩍쩍 갈라진다는데 워낙 원래 얼굴에 기름이 많다보니 아직 기름이 안떨어진것인지 건조함이 도통 오지를 않는다. 이 약은 좀더 먹어봐야 효과를 알 것 같다.


현재는 베타베이트, 티티베크림, 먹는 스테로이드 약의 사용을 멈추고 로아큐탄을 먹고 징크피리치온 샴푸만 쓰고 있는 상태다. 로아큐탄은 아직 효과가 발현되지 않은 것 같지만 일단 나에겐 부작용은 없는 것 같다. 여하튼 이 글을 읽은 지루성 피부염, 두피염 환자들은 피부과에 꼭 치료를 받아보길 바란다. 꾸준히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주일 정도 약을 먹어보고 효과가 있다고 바로 병원을 끊으면 안되고 증상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꾸준히 피부과에 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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